태어나서 나라별로 많은 카페들을 가봤지만 이런 카페는 진정 처음 가봤다.
독보적인 전문성이 돋보이는 카페 "타마테바코(TAMATEBAKO)"는 보르도 시내 가장 핫플레이스가 많은 스트리트 중 하나인 생제임스 거리(Rue Saint-James)에 위치해 있다.
열 걸음 정도 내려가면 있는 인근에 위치한 THE BOOKS & COFFEE에는 주로 젊은 연령층의 사람들이 가득 차 있어 항상 시끌벅적한 면이 있는 반면, 이곳은 조용하게 혼자 커피나 차를 즐기거 오거나 두 사람이 음료를 놓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러 오는 보다 더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곳이다.
카페 외부에서도 창문 너머로 그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무척이나 방대한 종류의 커피, 차, 핫초콜릿 등을 보유, 제공한다.
카페 입구 우측의 한약재 보관함처럼 보이는 수많은 커피와 차들을 보면 약국, 그 종류의 수를 보면 도서관을 연상케 한다.
⚠️ 주의
프랑스 여행 시 현지 카페 문화에 대해 몇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한국인들은 해외 여행 중에도 스타벅스 등 유명 체인 커피점에서 랩탑, 태블릿 등으로 (장시간) 작업하거나 공부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에는 한국이나 영미권 나라들처럼 대형 체인 카페의 모습을 잘 보기 힘들다.
이는 작은 로컬 카페 고유의 매력을 더 선호하는 유러피안들의 성향 때문이다.
프랑스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카페가 있는데, 하나는 1) 전형적인 클래식 프렌치 카페고 나머지는 2) 영미권 국가들의 영향을 받은 모던 카페이다.
프랑스 여행 중 카페를 방문할 때, 카페의 성격을 먼저 잘 파악하고 자신의 방문 목적에 따라 결정할 것을 권장한다:
1) 전자는 대부분 사람들이 두 명 이상 음료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기 위한 목적으로 찾기 때문에, 혼자 랩탑을 갖고 가서 오랜 시간 앉아있는 장소로는 부적합한 것이 일반적이다.
프랑스에서 공간이 크지 않은 작은 로컬 카페들을 갈 경우, 메뉴에 적혀 있는 것과 별개로 알아서 눈치로 "WiFi 사용"을 위해 있는 곳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혼자 앉아서 음료를 주문해 놓고 책을 읽는 것은 상관없다.
2) 보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후자는 일반적으로 🛜WiFi가 제공되고, 공간도 꽤 크고 널찍하며, 일단 들어갔을 때 랩탑을 놓고 작업하거나 글을 읽고 쓰고 하는 사람들이 보이면, 안심하고 잠입해서 편하게 음료를 주문하고 그들 사이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섞이면 된다.
단지 작업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다른 음료나 음식을 주문하는 센스를 발휘하도록 하자.
메뉴
이곳의 메뉴는 마치 두께는 얇지만 정보량은 두꺼운 책자와 같은 느낌이다.
원래 평소에 메뉴에 음식 종류가 많은 레스토랑은 전문성이 부족해 보여 자신감이 결여된 느낌이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카페는 오히려 그 반대다.
커피는 커피대로, 차는 차대로, 판매하는 주요 음료를 원산지와 함유된 성분 등에 따라 매우 상세하고 세세하게 분류해 두었다.
⚠️ 참고:
✔️ 프랑스에서는 보통 "tea"로 통합해서 부르는 영어와 달리 "thé [떼]"와 "tisane [티잔]"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블랙티, 레드티처럼 차나무의 차잎으로 만들어 일반적으로 일정량의 카페인이 포함된 차들은 "떼(thé)"로 구분되고, 허브 등 식물을 우려낸 카페인이 (거의)없는 맑은 차를 지칭하는 인퓨전 티(infusion tea) 또는 허벌티(herbal tea)는 "티잔(tisane)"이라 한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은 일반적으로 "thé(tea)"라고 하면 카페인이 있는 차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과일이나 허브로만 만든 인퓨전 티를 분명하게 말해주어야 한다.
✔️ Chocolat, café latté, moccachicno, matcha latté 등 음료 이름 뒤에 "glacé [글라쎄]"가 붙으면 '아이스'를 뜻한다.
✔️ "Lait frappé"는 밀크쉐이크를 말한다.
✔️"Thé Pu'er"는 보이차를 뜻한다.
⚠️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겐 매우 버거운 메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음에 드는 몇 가지를 골른 뒤 가능하면 직원 분에게 영어로 질문을 한 뒤 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음료
커피가 들어간 라떼, 맛차라떼, 핫초콜릿으로 각기 다른 메뉴를 시켜보았다.
공통점은 모두 자극적이거나 단맛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었다는 것.
단지 내가 시킨 맛차라떼는 맛차 맛을 조금 더 짙게 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라떼의 경우, 식물성/동물성 우유의 선택 여부를 따로 묻지 않았다.
(보르도의 카페 대부분은 라떼 주문 시, 넣는 우유의 종류를 미리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메뉴에는 기본 맛차라떼가 5.60유로, bio가 붙은 유기농 맛차라떼(8.90유로)로 분리되어 있었다.
고품질 재료를 사용하는 것에 집중하는 카페다 보니, 흔한 커피 체인점과는 전혀 결이 다른 부드럽고 순한 맛의 고급 커피, 차를 접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보르도는 특히 보르도를 비롯한 남서부 지역에서 생산된 로컬 원재료 사용을 고집하는 음식점들이 많은데, 다른 지역에 비해 꼭 프랑스산이 아니어도 특히 재료의 원산지와 우수한 품질에 대해 유독 더 신경쓰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많다.
다음번 방문 시에는 마차라떼보다 차나 커피 메뉴를 한 번 시켜볼 생각이다.
📍Café TAMATEBAKO
⚠️ 점심시간 이후 평일은 목/금요일만, 주말은 토/일요일 모두 오후 2시 30분에서 7시까지만 운영하니 방문 시 이 점을 꼭 참고할 것.
'Life in Euro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 프랑스에서의 일상 이야기 (62) | 2024.05.28 |
---|---|
Luz-Saint-Sauveur에서의 저녁 외식 (52) | 2024.05.23 |
유럽에서의 첫 캣카페 경험 후기 (71) | 2024.04.21 |
굳이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 카페, CAFÉ PNP [까페 뻬엔뻬] - Personne N'est Parfait (60) | 2024.04.20 |
보르도 세련된 모던 퓨전 유러피안 레스토랑 ÉCHO (80) | 2024.04.18 |